[가족소설 / 정세랑 작가] 시선으로부터,

기본 정보

제목 : 시선으로부터
저자 : 정세랑
출판 : 문학동네(2020. 6. 5.)
장르 : 장편소설

별점 : ★ ★ ★ ★ ☆

 

책 리뷰

시선으로부터, 첫 제목의 이미지는 추상적이었다. 누군가의 시선을 말하는 것인지. 왠지 'sea sun' 같기도 해서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를 말하는 건지 싶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서의 시선은 '심시선'이라는 이름을 가진 할머니, 즉 이 소설의 핵심 인물이었다.

 

하지만 읽다 보니, 내 추측이 영 틀린 건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심시선이 살아갔던 시대에서부터 현재까지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이 책의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또한 그 심시선을 기리기 위해 자식부터 손녀까지 하와이로 날아가 각자의 제사상을 꾸미는 인물들을 보며 독특한 음양의 조화라는 생각을 했다. 동양학에서 음은 바다, 양은 태양이다.

 

그리고 책의 줄거리도 줄거리지만 그것을 너무 가볍지 않게, 그리고 유쾌함은 잃지 않고 이끌고 가는 작가의 흡인력이 대단했다. 중간 중간에 끼워진 심시선의 저서, 인터뷰, 라디오 등 발췌글을 읽고 있자면 '심시선'이라는 인물이 실존인물이라는 착각이 일만큼 입체적이다. 무엇보다 그 글들이 와닿는다. 

 

약 330페이지의 책장을 넘기며 심시선 할머니와 그 가족들의 인생을 낱낱히, 게다가 너무 쉽게 파헤친 것 같아 약간의 죄책감이 느껴진다. 이 짧고 못난 감상을 심시선 할머니의 제사상에 대신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