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정보
제목 : 벼랑위의 포뇨
출시 : 2008. 12. 17.
장르 : 애니메이션, 모험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별점 : ★ ★ ★ ★
줄거리
평화로운 바다,
물고기 소녀(?)가 수많은 형제자매들과 살고 있다.
한때 인간이었던 아빠 '후지모토'에 의해 만들어졌다.
아빠에 의해 마을 근처까지 구경온 후지모토 가족.
호기심 많은 물고기 소녀는 육지를 바라보다
그만 트롤어선의 그물에 엮이게 되어
유리병에 얼굴이 끼고 만다.


한편, 벼랑 끝 집에 살고 있는 5살 소년 소스케.
여느 때처럼 모형 배를 갖고 바다에 내려갔다가
유리병에 끼어있는 물고기 소녀를 발견하고 구한다.
그러다 난 상처에 피가 나고,
물고기 소녀가 핥아 준다.
거짓말같이 상처가 낫는다.
한 눈에 물고기 소녀가 마음에 든 소스케는
이름을 포뇨라고 지어준다.


그러나 집나간 딸(?)을 찾기 위해
아빠 후지모토가 파도를 동원해
포뇨를 다시 바다로 데려간다.
한편 집으로 잡혀온 포뇨는
소스케처럼 사람이 되고 싶어 하고,
소스케를 만나러 가고 싶어 한다.
용을 쓴 건지 마법을 쓴 건지 힘을 주니
닭발같은 손과 발이 뿅 생긴다.
사람의 피를 마셨기 때문이다.

소스케를 만나기 위해 아빠 몰래 탈출을 감행하다
아빠의 비밀공간까지 열어버린 포뇨.
비밀공간은 바다의 정수로, 인간세계를 파괴시키고
바다세계를 만들려는 후지모토의 계획이다.
바다의 정수가 한꺼번에 쏟아져나오며
포뇨의 형제자매들도 거대한 물고기이자 파도로 변해
포뇨를 소스케에게 데려다준다.
하지만 인간세계에서 이들은 쓰나미다.


소스케와 포뇨는 극적으로 만나게 된다.
소스케의 엄마 리사는 포뇨와 소스케를 돌보다가,
자신이 돌보는 해바라기 양로원의
할머니들이 걱정돼 혼자 떠난다.
한편, 한숨 자고 일어나 보니
마을은 물에 잠기고 엄마 리사는 돌아오지 않아
둘은 포뇨의 마법으로 키운 장난감 배를 타고
양로원으로 출발한다.

마을 사람들을 만나 응원을 받으며
엄마에게 가는 소스케와 포뇨.
하지만 아무도 엄마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낡은 배를 타고 있는 부부와 아기를 만나고,
포뇨가 보온병에 싸온 수프를 건네며
우는 아기를 달랜다.
양로원에게 가까워질수록 포뇨는 점점 졸려오고
터널을 지날 땐 거의 녹아내린다.
곡절 끝에 양로원까지 다다르고
홀로 남아있던 고집불통 할머니와 함께
결계가 쳐진 양로원 안으로 들어간다.
그 안에는 정정한 할머니들과
엄마, 포뇨의 엄마와 아빠도 있다.
포뇨의 엄마는 포뇨가 어떤 모습이라도,
인어라도 좋아해 줄 수 있는지 소스케에게 묻는다.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하는 소스케.
그로써 포뇨는 인간이 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리뷰, 해석
처음엔 동화 인어공주를 연상시켰다.
여기선 쌍방이긴 했지만
소스케를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사람이 되려는 것에서 특히 그랬다.
그리고 사랑을 받지 못하면
인간이 되지 못하고 물거품이 된다는 것까지.
하지만 보다 보니 해석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1. 더러운 바다
처음 묘사된 수중세계는 아름다웠지만
소스케가 있는 마을로 올수록 유독 쓰레기들이 많다.
트롤어선이 바닥을 긁을 때 특히 심했다.
심지어 포뇨는 그물을 피하려다 유리병 속에 갇혔다.
하지만 쓰나미 후 보트를 타고 내려다 본 마을은
희귀 생물들이 가득한 고요하고 청정한 바다였다.
이는 쓰나미 이후
세계가 달라진 것을 암시한다(이승에서 저승으로).

2. 사후세계
사후세계를 암시하는 장면이 많다.
특히 포뇨와 소스케가 한숨 자다 일어났을 때,
마을은 이상하리만치 고요하다.
벼랑 끝 마을 꼭대기 집인 소스케의 집 앞마당까지
물이 들이차있다.
저 아래 양로원으로 간 엄마 리사도,
양로원 할머니들도,
소스케 집을 제외한 마을 전체,
마을사람들 모두 수장됐음을 암시한다.

소스케와 포뇨가 엄마를 찾으러 양로원으로 갈 때
물 위에서 만난 마을사람들.
거의 역대급 재앙에 가까운 상황임에도 평화롭다.
심지어 마을 축제같다고까지 한다.
그 이상한 고요함과 낙관에 소름이 돋기도 했다.
심지어 다섯 살짜리 둘이
장난감 보트를 타고 가고있는데
아무도 보트를 타라고 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소스케는 아직 이승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다이쇼시대 차림을 한 부부와
이승을 헤메는 아이도 사후세계를 의미한다.
(곧 설명)
그리고 소스케의 아빠.
선장인 아빠는 쓰나미에 이리저리 휩쓸리고 나서
마침내 불빛이 가득한 마을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마을이 아니라
수많은 배들의 무덤이었다.
배들의 무덤인데 불빛을 내뿜고 있다는 점에서
이승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또,여기서 번역에 오류가 있었다고 했는데,
수많은 배 무덤을 보고 "저세상의 문이 열린거야!"를
"이게 어떻게 된거죠?"라고 번역이 되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소스케와 포뇨가 걸어간 터널.
앞에서도 말했지만
터널은 본격적인 사후세계에 진입하는 문이다.
어찌됐건 터널을 두 세계의 경계로 보는 것이다.
이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이미 겪었다.
3. 포뇨와 후지모토의 정체
한때는 인간이었다는 후지모토는
인간세상이 아닌 바다세상을 만들고 있었는데,
이는 후지모토가 인간세상에 대해
경멸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한편 후지모토가 부르는
포뇨의 본래 이름 '브륀힐데'는
신화에서 전사한 영웅들을 천상으로 인도하는
반신반인 여인이라고 한다.

3-1. 보트에서 만난 부부와 아기
그럼 여기서 엄마를 찾으러 가다 만난
젊은 부부와 아기를 기억해보자.
이 부부의 옷차림은 다소 이질적인데,
다이쇼시대 사람을 묘사하고 있다.
이 젊은 엄마는 아이가 울어도 달래지 못하고
어린 포뇨가 주는 수프며 샌드위치를 넙죽 받는다.
아기는 수프를 계속 달라고 하지만 엄마가 먹고,
포뇨가 떠나자 울음을 터뜨린다.
그러자 포뇨가 다시 돌아와 아이의 얼굴을 부비니
그제야 아기가 웃는다.
참고로 이 수프는 브륀힐데가
죽은 전사들에게 주는 밀주를 의미하기도 한다.
한 포스팅에서는 이를
이승을 헤메는 영혼을 포뇨가 달랬다고 해석했다.

4. 포뇨의 졸음
유독 졸려하는 장면이 많았던 포뇨.
소스케의 집에서 라면을 먹다가 졸고,
양로원으로 가는 보트 위에서 졸고,
양로원에 다다른 터널 안에서는 거의 녹아내린다.
포뇨의 졸음은 죽음과 사후세계와 관련이 있다.
포뇨가 졸 때
엄마 리사는 양로원으로 떠난다(리사의 죽음 암시).
양로원에 가까워질수록 급격하게 힘을 잃고
졸음을 넘어 아예 물고기로 돌아가는 모습도 그렇다.
5. 포뇨의 엄마 리사, 양로원
한편, 소스케와 포뇨가 양로원으로 돌아갈 때
포뇨는 녹아내리다 물고기로 돌아가버렸는데
이는 포뇨 엄마의 품(자궁)으로
돌아갔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포뇨의 부모님이 양로원에 쳐 놓은 결계는
이곳이 사후세계임을 분명히 하는 곳이기도 하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던 할머니들이 뛰어다니고 있다.
끝까지 의심하던 할머니는 쓰나미에 끝까지 버티다
소스케와 함께 사후세계로 왔다.
참고로 이 할머니는 인면어인 포뇨를 보자마자
쓰나미가 올 것이라는 불길한 징조라고
넌씨눈 발언을 한 할머니다.
꼬장꼬장하고 치매에 걸렸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가장 현실적인 사람이었다.

6. 그렇다면 포뇨는 악인인가?
쓰나미는 포뇨가 소스케를 만나러 오기 위한
일종의 도구였다.
그러나 포뇨는 본인으로 인한 재앙(쓰나미)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소스케만 보고 거침없이 질주한다.
하필 소스케의 집은 벼랑 끝 꼭대기 집이었기 때문에
매우 큰 쓰나미가 발생했다.
포뇨가 소스케와 만나자 마자 쓰나미는 사그라든다.
그렇다면 포뇨를 어떻게 봐야 할까?
소스케와 포뇨의 첫 만남은
소스케가 포뇨를 유리병에서 꺼내면서부터 시작됐다.
쓰레기를 줍고, 그 속의 포뇨(자연)를 구했다.
한 번 손 댄 것에 소스케(인간)는 책임을 져야한다.
왜 소스케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자연을 상징하는 포뇨를 손댔기 때문이다.
포뇨를 좋다고 했고,
포뇨도 그를 믿고 소스케를 좋아하게 됐기 때문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한 번 손 댔으면 끝까지 책임을 져라"고 했던
가마할아범의 대사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포뇨의 엄마는 포뇨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소스케의 마음이 확실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포뇨(자연)는
물거품이 되고 만다고 했다.
이 물거품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돌이킬 수 없는 자연'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연으로 대표되는 포뇨(와 부모님)는 소스케를 통해
인간에게 시험을 하고 기회를 준 것 같다.
인간의 많은 희생이 따랐지만
변함없이 자연을 보호하겠다라는
인간(소스케)의 답을 얻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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